2017년 가을, 네 살 박이 아들과 서울에서 밴쿠버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밴쿠버에 있는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하기 위해서였고,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2018년 초, 어떤 분에게서 질문을 하나 받았는데, 죽음에 대한 교육과 대화의 부재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제게 알려주었던, 그야말로 저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은 경험이었습니다. 그 분께서 묻기를, “원래의 자신을 너무도 그리워 하는 그 심정 이해하나요?” 1년 반 전에 부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이후로, 사회적으로는 성공하고 교육 수준도 높았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으며, 많은 힘든 나날을 보내며 아이를 키워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만약 저나 아들이 갑자기 죽거나 불치병 판정을 받으면 어쩌나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죽음이란 단어나 생각자체가 너무도 무서웠지만 (저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되서까지도 밤에 죽음의 공포가 밀려와 잠을 설치곤 했습니다), 엄마는 강하다고, 죽음에 대해 공부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지의 세계는 무섭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죽음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죽음에 관련된 워크샵이나 지역 회의도 찾아 참석하였습니다. 생애 말기 환자들을 위한 자원봉사도 하였습니다.

수년간 죽음을 공부하고 나서는 더이상 죽음 때문에 잠을 설치거나 두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죽음 공부와 관련 직종 사람들과의 교류는 삶의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했습니다. 제가 언젠가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깊이 인지하게 되면서 제 삶의 방향이 더 명확해졌고, 삶을 충만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들이 죽음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충실히 답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아들도 제가 알려 두었기 때문에 만약 제가 죽거나 의식을 잃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죽음 공부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공감대가 형성되고 깊은 연결 고리가 생긴 느낌입니다. 미국 개그우먼 엘렌 드제너러스가 얘기한 것 처럼, “사람들은 모두 두려워하는 것이 있습니다. … 그 두려움을 정면으로 대응할 때에만 비로소 우리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 우리는 닮은 점이 많습니다 … 우리는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삶의 끝에 대해 배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유익한지 몸소 체험하였습니다. 이는 제가 죽음에 대해 강연하고 집필하는 강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 2025 Hina Hyun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