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들 민우가 일곱 살 때 그린 그림입니다. 색연필들을 테스트해 볼려고 얼른 한 번 그려봤다고 얘기해 주더군요. 제가 그림에서 땅 밑에 있는 얼굴 모양들을 짚으며 이건 뭘 그린 거냐고 했더니, 민우가, “죽은 사람들이야.”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죽은 사람들이라고? 죽은 사람들을 왜 그렸니?” 그랬더니 아이가 별일 아니라는 투로 대답하더군요. “그리면 안돼?”

물론 아이 말이 옳습니다. 왜 우리는 우리 발 밑에 있는 수많은 죽음들을 보지 못하는 걸까요? 우리 어른들이 그걸 볼 수 있다면 세상은 정말 달라질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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